동기들과 원래는 해외 여행을 가고 싶었다. 그러나 어른의 사정으로 휴가 날짜도 못 맞추고 재정적으로도 여유가 충분치 못하고. 하지만 힐링은 해야지! 지금보다 조금 더 어릴 적엔 멋진 뷰가 있는 바닷가와 비싼 리조트를 찾았었는데 이번엔 전라도 시골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니가 진짜 30대가 되긴 했구나 하시더라는. 바쁘게 일하다 보니 금방 디데이가 다가왔다! 둘은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나는 차를 몰고 3시간을 달렸다.
담양터미널에서 만나 첫 식사를 하러 간 곳은 옛날진미국수.


내가 먹었던 열무비빔국수

동기들이 먹은 멸치국물국수. 따로 주문한 계란도 뒤에 보인다
딱 집에서 엄마가 말아주던 그 맛이다. 국물이 다소 짜긴 하지만 부담없이 맛있다. 다음에 또 갈 일이 생긴다면 그 때는 콩국수를 주문해 먹어보고 싶다.


영산강 하류가 흐르는 이 강을 관방천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국수거리 옆으로 쭉 늘어져 있는데, 물이 충분할 땐 오리배 타기도 좋을 듯. 사진으로 보면 굉장히 평화로워 보이는 뷰 옆에서 식사를 한 듯 보이지만, 이 날 몹시 더웠다. 정말 단어 그대로 땀이 비 오듯 내렸다. ㅠㅠ


이 다리를 건너 5분 정도만 걸으면 죽녹원이 바로 나온다.

벽화로 그린 향교리 마을지도

깨찰 도넛, 못난이 도넛. 8개 5,000원에 셋이서 맛있게 나누어 먹었다

죽녹원


굉장히 키가 큰 대나무숲.
숲 안에 이이남미술관이 있다. 작은 갤러리 규모의 아트센터인데,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여러 그림들을 영상 형태로 재현해 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무료입장인데, 다들 작품을 보고 싶은 마음보다는 냉방 중인 실내에 있고 싶은 맘이 더 컸을 거다 ..


사진과는 다소 다른(?) 댓잎 아이스크림, 2,500원.
맛은 있었다.



남이 찍어준 사진을 보다가 내가 알지 못했던 내 표정을 발견하면 놀라곤 한다.
내가 웃을 때 이런 얼굴이 되는지 여태껏 몰랐다..





봉황루
죽녹원을 나와 차를 타고 메타세콰이어 길이라고 불리는 나무 숲을 지나 메타프로방스에 갔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가게들이 모인 곳인데, 블로그 등에서 봤던 것보단 훨씬 규모가 작았다. 건물은 많은데, 몇몇 가게 뒤에 있는건 다 펜션이었다.

걷고 구경하다 BBQ에서 500 한 잔 씩. 진짜 너무 더웠고, 안 마실 수가 없었다.
맥주 한 잔에 정신을 차리고 저녁 먹을 곳을 물색했다. 숙소로 가는 길 근처에 담양애꽃 이라는 유명한 떡갈비 집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방문. 주차하기에도 편하고, 식당도 아주 컸다. 들어갈 때 미리 주문을 하고 들어가서 앉는 식이다.

우리가 주문한 건 한우/돼지 떡갈비 반반 3인분. 한우가 더 맛있었다는 공통된 의견.



명불허전 전라도 음식. 진짜 반찬 하나하나 다 맛있었다!

백일홍 꽃이 예쁘게 핀 길을 따라 20분 정도 이동했다. 하나로마트에서 술과 야식거리를 사고, 예약했던 숙소인 하심당으로 이동. 버스로 가기엔 길이 멀고 외진 곳에 있었다.


하나로마트에서 획득한 것들.
대잎술이 짱이었다! 윗 부분을 직접 뾰족한 걸로 두들겨 깬 다음에 잔에 술을 부어 마셔야 한다. 15도 정도의 도수에 소주보다는 부드러운 향이 났다. 친구 둘이 술을 많이 못 먹는데, 나 혼자 반 병 넘게 마신 듯.




하심당, 진짜 한옥에서의 아침.
동기가 그랬다, 추억은 미화된다고. 정말 그렇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