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후쿠오카의 경우 두 번째 방문이고 이동하는 지역 자체가 넓지 않기 때문에 괜히 자신만만해져선 몇 군데 이름만 적고 갔다. 그 결과 길 잃고, 동선 꼬이고, 발은 아프고, 시간 날리고, 가려고 했던 곳 못 가고.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번엔 준비에 철저를 기했다.
더욱이 초행이라면 100%짜리 계획을 짜고 가도 현지에서는 절대로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다. 첫 날 머천다이즈 마트에서 두 시간 정도 소요할 거라 생각했는데, 20분 만에 관람이 끝난 것, 둘쨋날에는 흐린 날씨로 인해 타워 뷰 관람을 하지 못하고 모든 동선을 다 바꿔야만 했던 것 등등. 그러나 나머지 80%짜리 계획이 있다면, 플랜 B로 만들어 대체란 걸 할 수는 있다.
자유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 생각도 못 했던 멋진 곳이나 맛집 발굴의 즐거움은 맞다. 하지만 크게 중요한 주요 관광지를 빼먹게 된다면?
최소한 미술관을 가겠다 마음먹었으면, 휴관일이 언제인지, 언제 열고 언제 닫는지 정도는 미리 기록해두면 현지에서 휴대폰 의존할 일은 훨씬 줄어든다. 관광패스를 샀다면 어디서 적용이 가능하며 적어도 어디는 무조건 갈 건지는 미리 정해두고 갔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았을 때 플랜 비로 돌아서는게 맞다. 아예 무계획으로 가서 현지에서 고민하기엔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2. 항상 안전이 최우선이다
현지에선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난 환전한 돈을 여행 마지막 날까지 3분할해서 약간은 캐리어에 숨겨두고 매일 확인했으며, 약간은 여행용 가방 안주머니에, 나머지 얼마의 돈만 지갑에 챙겨 목에 걸고 옷 안쪽으로 숨겨서 다녔다.
현지 유심칩을 구매해서 사용했지만, 혹시 배터리가 없거나 갑자기 폰이 먹통이 되면 망하는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기에 각종 티켓 예약본은 물론이고 계획표까지 모두 출력해서 거의 20장 가까이 되는 종이 뭉치를 매일 들고 다녔다.
다행히 아이폰 케이블을 분실하는 작은 사고 말고는 특별히 도난이나 위협을 당하지 않았지만, 우버 요금 조금 아끼겠다고 야밤에 나다니는 위험한 짓은 하지 않았으며 출국하는 그 순간까지도 긴장을 놓지 않았다.
3. 사진은 최대한 많이 찍는다 -_-
잘 찍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많이 찍은 컷 중에선 보정으로 회생 가능한 컷이 분명히 나온다. 난 그래도 항상 현지에서 즐기는 게 사진 건지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1인이지만, 너무나 슬프게도 집에 돌아왔을 땐 사진이 없는 기억은 훨씬 빨리 사라져버린다.. 이걸 몇 번 겪고 나서는, 여행지에서 뭔가 깊은 생각을 한 날엔 그 앉아서 멍 때리던 광경조차도 찍었다. 웃긴게 그 사진을 보니까 그 때 했던 생각이 떠오르더라 ㅋㅋㅋ
4, 여행 경비에 대한 고찰
총 355만원이 들었는데, 1,300불 환전해가서 410불을 남겨오는 만행을 저질렀다 -_-
실질적으로는 9일 동안 310을 쓴 거고, 쇼핑을 40만원치 했다 치면 여행 자체엔 270밖에 안 쓴 셈이다. 그리고 저 관광 비용에는 스텁헙에서 미친 바가지를 쓰고 산 19만원짜리 야구티켓 비용도 포함이 되어 있다^^...
진짜 의외인 건, 식비+간식비가 총 40도 안 들었다는 사실. 술을 안 먹은 날은 거의 하루도 없는데... 외식 하루에 5만원 꼴이면 매우 준수한 수준. 아... 먹는 돈 더 아끼고 차비 좀 더 아껴서 덕질에 쏟아부을걸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