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시카고 미술관

국희 2017. 4. 15. 23:36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 

재미있는게 자기들은 ART INSTITVTE CHICAGO 라고 표기한다. 왜 V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짧은 영어... 네... 




입장 시에 미술관 방문자 가이드와 이 달의 전시 스케줄 브로슈어를 함께 준다. 방문자 가이드엔 지하 1층부터 3층까지의 맵과, 어디에 뭘 전시하는지가 상세하게 표시되어 있다. 


처음 입장하면 바로 보이는 곳이 아시아, 아프리카, 미대륙의 고대 작품들. 도자기, 고대 미술과 조각, 유물들, 역사적인 뭐 그런 것들(?)이 쭉 전시되어 있다. 별 관심 없다면 패스해도 좋을듯. 한 가지 인상 깊었던 건 동전의 역사. 이건 나름 재미있었다. 



미국 여기저기서 아시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 순서는 항상 일본-중국-한국 순이다. 여기서 그나마 코리안 아트라고 언급해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인게, 동아시아 쪽 작품들은 90프로 이상이 다 중국 것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도만 봐도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한 곳이 대다수이며, 서점에서 여행북 코너에 가면 일본은 도시 별로 책이 여러 개 있는데 한국 여행 가이드북은 단 한 권도 찾지 못했다. 나라가 원래 작은 건 어쩔 수 없다지만, 왜 경제력 수준만큼 인지도는 따라오질 못하는 건지.  




1층 서쪽으로 가면 여러 개의 스튜디오가 있다. 이 날은 사진전이 있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간 2층 서쪽은 컨템포러리 아트 위주.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발의 감각으로 감상하기. 



다양한 재질. 

한 무리의 견학 중인 미국 초딩들 사이에서 같이 신나게 돌아다닌 나 -_-; 



모래를 밟고 돌아다니다 나가면 발을 닦을 수 있게 수건을 제공한다. 

여기 말고도 사방이 스크린과 조명으로 가득한 곳에서 매트 바닥에 맨발로 들어가 뛰놀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원하면 플레이해도 된다고 벽에 적혀 있었으나, 혼자 포켓볼 할 만큼 용자는 못 된다 내가. 



Whistler's Mother / 화가의 어머니 


회화에 대해 개뿔 아는 것 없지만, 몇 년 동안 열심히 전시 보러 다닌 짬바로 어느 정도 터득한 작품 감상 방법.

전체적인 한 폭의 큰 그림에서의 느낌 / 작가의 의도가 뭔지 / 표현 기법 / 어떤 색을 사용했으며 왜 그런 색채를 사용했는지 / 뭘 크게 그렸고 뭘 작게 그렸는지, 그리고 크기를 통해 무엇이 강조되고 무엇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렸는지. 

를 먼저 내가 그림을 충분히 보며 생각해본 다음에, 옆에 적힌 설명을 읽고 오디오 도슨트를 참조하는 것이다. 연도와 작품 이름, 작가의 시대적 환경과 작품 제작 시기의 심경 등등을 참조한 뒤 한 번 더 보면 더 재미있고, 뭐 그렇다. 특히나 나는 이런 스토리텔링이 있는 그림들을 더 좋아한다. 




이건 길 잃고 방황하다 지하 층에서 이슬라믹 아트 쪽에서 본 듯. 화려하고 예쁘다.  

참고로 지하 층은 우리처럼 B1, B2 이런 식이 아니라 LL1, LL2 이렇게 표시한다. Lower Level의 줄임말. 




마크 샤갈의 아메리카 윈도우스. 작년에 한가람 미술관에서 샤갈전 봤던거 생각나서 반가웠다. 너무나 사랑하는 색채. 다시 1층을 지나 2층으로. 



여기가 2층이더라 3층이더라? 

빈센트 반 고흐, 고흐의 방 / 자화상. 또 만나서 반가워요. 

나중에 검색해보니 고흐의 방 벽은 원래 보라색으로 칠해졌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푸른 색으로 변했다고... 




메두사의 머리. 

오디오 가이드 센스가 아주 일품이다. 꼭 들어보는 것을 추천. 




작품도 많고 사람도 많고. 정말 맘 먹으면 하루를 다 투자해야 모든 작품을 상세히 볼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컸다. 그래도 부지런히 다니기 위해 노력한 날. 




이래저래 귀중한 경험을 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