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시카고_12 20170413 오헤어 공항 썰&JAL 기내식

국희 2017. 4. 18. 16:15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내가 탈 비행기 시각은 12:35였지만 공항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일찍 나서고 시간 남으면 면세점 구경이나 해보자 싶어 집에서 9시에 나왔다. 진짜 잘 한 짓이었다. 오헤어 공항에 국제선 터미널이 다섯 개나 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리프트 기사 분이 오헤어 공항에 가까워지자 나보고 어떤 터미널이냐고 물었다. 난 뭔 소린지 몰라서 모른다고, 국제선 터미널로 가 달라고 했더니 그럼 어떤 비행기를 타냐고 묻는 거다. 잠시만 기다려 보라고 하고, 혹시나 해서 미리 출력해온 항공 스케줄을 보니 3번 터미널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난 JAL을 타고 도쿄에 갈 거고, 3번 터미널로 가주면 된다고 말했더니 기사가 뭔가 이상하다고 하는 거다. 아메리칸 항공이 아니라면 대다수의 항공사는 5번 터미널을 이용한단다. 근데 3번이야? 확실해? 라고... 니가 원한다면 3번 터미널로 가줄께. 근데 내가 알기론 달라. 라고 얘기하니 미칠 것 같았다 ㅋㅋㅋㅋ 분명 내가 가진 출력본엔 3번 터미널이라고 되어 있지만 현지 사람, 그것도 택시 기사가 의심을 가지니 순간 불안해졌다. 

공항 근처까지는 다 왔지만 시간은 이미 9시 40분. 엉뚱한 데 내려서 헤매고 어리버리하다가는 큰일나겠다 싶어 얼른 네이버 검색을 해 봤다. 누군가가 오헤어 공항 JAL Departure은 5번 터미널이라고 적힌 사진을 올려놓았다. 기사에게 다시 5번 터미널로 가달라고 말하려는 찰나, 기사가 나보고 니가 맞다고 했다. 응? 도로에 보니 커다란 이정표가 있는데, JAL은 3번 터미널이라고 적혀있다. 대한항공 등은 5번이다. 뭐지 싶어 네이버 글을 다시 보니 2012년 글이었다. 

3번 터미널에 내려 기사분이 캐리어 내려주는걸 보면서 가슴을 진정시켰다. 이 분이 나한테 미리 안 물어봐주고 그냥 5번 터미널에 내려주고 갔으면 난 뭣도 모르고 엄청나게 헤매고 있었겠지 -_-;;; 리프트 앱으로 고마움을 팁으로 표현해 드렸다. 

JAL 출국 수속은 3번 터미널 가장 오른쪽 구석에서 하고 있었다. 나에게 가운데 좌석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하길래 플리즈 아일 싯 ㅠㅠ 애원했더니 고려해보겠다고 하더라. 그리고 출국 전 보딩 때 내 티켓을 찢더니 통로 쪽 좌석번호가 찍힌 티켓을 새로 주었다. 부탁하길 잘 했다 싶었다. 



4월 5일 JAL 이코노미 나리타->시카고 첫 번째 식사. 

비프랑 연어 중에 연어를 골랐는데 세상에... 모든 사이드 메뉴가 다 맛있는데 딱 밥이랑 고기만 맛없었다 ㅡㅡ;;;; 연어 비린내 작렬하고 정말. 그래도 야채와 과일을 많이 주고, 후식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까지 주는 건 좋았다. 


캐어풀리.. 프리페얼.. 투비 들리셔쓰.. 

인마띵 유 슛 비 모얼 캐어풀^^ 


두 번째 기내식. 

정체를 알 수 없는 파스타와 수프 그리고 거대한 빵 덩어리 ㅋㅋㅋ 보기보단 먹을만했다. 빵은 치아바타처럼 쫄깃했는데 수프 찍어서 먹다 보니 어느새 배불렀다만, 주변 니혼진 아재들 표정은 썩...... 


수프스톡 도쿄. 수프 꽤 먹을 만 했다. 그치만 흐물흐물한 브로콜리는 싫다 -__ 



4월 13일 JAL 이코노미 시카고->나리타 기내식. 

연어 샐러드, 과일, 소바 누들, 또 샐러드, 치킨 브레스트 밥. 소바랑 샐러드 소스는 작은 병에 따로 제공하는 세심함. 그러나 마찬가지로 메인이 끔찍하게 맛없었다 -_- 심지어 나 밍밍한 닭가슴살 잘 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딱 사이드만 다 먹어치우고 밥을 남겨버렸다. 


맛있는 하겐다즈 


정체 불명의 두 번째 기내식. 

자몽+오렌지 깐 과일, 버터맛 쿠키, 내가 진짜 끔찍하게 싫어라하는 딸기ㅠㅠ요거트, 갈기갈기 찢긴 고기 가루에 데친 당근을 끼얹은.. 정체 모를 면 요리. 파스타보다는 당면에 가까웠는데.. 뭔가 만든지 하루 지난 잡채를 먹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도 연어 비린내 나는 밥보단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억지로 다 먹었다. 



나리타 공항에서 세 시간의 환승 대기 시간이 있었다. 김해공항에 비하면 그래도 구찌 샤넬 에르메스 코치 프라다 등 볼 만한 명품 매장들이 많길래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그러다 어차피 공항도 일본은 일본인데 생맥 한 잔 할까, 한국 가서 또 집에 돌아가는데 한 시간이고 배고파질텐데 제대로 저녁을 먹어버리자 싶어 2층에 있는 미소키친이라는 식당에 방문. 

Miso Kitchen. 

들어가자마자 메뉴판을 보고 제일 매워보이는 메뉴로 주문했다. 여기에 기린 생맥 한 잔 먹고 약 1,900엔 지출. 공항 내 식당이니 당연히 저렴하진 않지만 그래도 돈을 쓴 만큼 꽤 맛은 있었다. 




4월 14일 JAL 이코노미 나리타->김해. 

출국 비행기에서도 샌드위치 줘서 좋았었는데 또 주네? 이번엔 포장도 더 예쁘다. 챙겨가서 집에서 먹을까? 하다가 까보고 살짝 놀랐다 


밥........ 밥!!!! 나 니네가 차려주는 쌀밥 메뉴 싫다고,,,,,, 

게살+계란지단+완두콩 비빔밥-_-;;;;;;, 미트볼 한 조각, 딸기쉬폰 조각케익 한 조각. 그래도 1/3쯤 먹었다. 



전체적으로 음식들이 내 취향은 아니라 그냥 그랬지만 뭔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느낌+깔끔한 포장+아이스크림 생각하면 이 정도면 감지덕지다. 그러나 다음에 또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게 된다면 가급적 국적기를 타고 싶다...